국내 최대 규모의 토론토공립교육청(TDSB)이 남학생 전용 교실 또는 남학교 확대를 검토하고 있어 주목된다.
TDSB 크리스 스펜서 감독은 20일 보고서에서 “학교생활에 대한 남·여 학생의 관심이 크게 다르다. 공부보다는 놀이나 장난에 정신을 쏟는 남자아이들을 위한 전용공간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교육청 통계에 따르면 남학생은 여학생보다 주평가 학력성적이 낮고, 전체 공립학교 정학생의 78%를 차지하며, 퇴학 비율도 10배 많다. 정학처분을 받는 비율도 여학생보다 3배 1반 높다.
스펜서 감독은 교직원, 커뮤니티 멤버들과 200여 차례 회의를 거쳐 작성한 ‘희망의 비전(A Vision Of Hope)’ 보고서에서 남녀공학 학교에 남학생만의 교실과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학교도 아예 남·여 학교로 분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내년 9월부터 교육청이 대안학교 또는 선택학교(school of choice)의 일환으로 유치원-3학년을 대상으로 ‘남학생 리더십 아카데미’를 개설하고, 매년 한 학년씩 추가할 것을 제안했다. 또 시 전체에 ‘친 남학생(boy-friendly)’ 교실을 포함, 최상의 교육방법을 홍보하는 ‘시범 교실(demonstration classroom)’ 300개 오픈도 주장했다.
캐나다풋볼리그(CFL) 선수 출신인 스펜서는 1990년대 교사로 변신, 토론토 오크데일파크 중학교에서 남학생 교실을 시범 운영했다. 당시 공부에 관심이 없던 남자아이들은 스펜서 교사가 매일 악수를 나누며 격려하자 학교생활에 재미를 가지면서 성적도 향상됐다.
토론토교육청은 현재 남·여 교실과 여자고등학교를 운영하고 있지만, 극히 소수에 불과하다.
온주교육제도를 연구하는 로렌시언 대학의 한 교수는 “남학생 전용학교는 마술 총알이 아니다. 남녀 분리로 더 큰 혜택을 누리는 것은 여학생이다. 또 동성 학교보다는 남녀공학에서 남·여학생을 분리하는 것이 더 좋은 결과를 낳고 있다”고 지적했다.
학부모 교육단체 ‘피플 포 에듀케이션’도 “영국과 캐나다의 특수학교들이 사회분열에 일조하고 있다는 연구논문들이 있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그러나 존 캠벨 교육청장은 “이번 보고서는 장기간의 리서치를 통해 작성된 것이다. 다음주 투표에서 교육위원들도 찬성표를 던질 것”이라고 낙관했다.
(자료: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