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토를 비롯한 캐나다 한인사회에서는 올 한해도 예외 없이 수많은 일들이 스쳐갔다. 올해는 특히 캐나다 동포들의 염원이었던 한국-캐나다간 오픈스카이(항공개방)가 전격 합의돼 ‘한-캐 무비자’ 이래 최대의 경사를 맞았다. 그런가 하면, 토론토한인사회에 봉사의 귀감으로 통했던 임태호 전 한인양자회장이 암으로 별세하는 등 원로들이 잇따라 타계하는 안타까운 소식도 이어졌다. 본보는 2008년도를 장식한 캐나다 한인사회의 여러 행사 및 사건사고 중에서 관심을 모았던 일들을 주요 10대뉴스를 선정, 정리했다.
◆한-캐 오픈스카이 전격 합의
한국과 캐나다는 11월 18~19일 밴쿠버의 캐나다정부청사에서 양국간 항공회담을 열고 완전한 형태의 항공자유화인 오픈스카이(Open Skies)에 합의했다.
이로써 인천-토론토‧밴쿠버 노선의 만성적인 좌석난이 크게 완화돼 한국인의 캐나다지역 여행이 한결 편리해지는 것은 물론, 인적교류가 활성화돼, 한-미 무비자 시행으로 역풍이 우려되는 캐나다의 교민경제에도 큰 도움이 되게 됐다. 이는 특히 캐나다동포들이 합심해 일군 큰 공적으로 올해 캐나다한인사회의 최대 경사로 기록되게 됐다.
◆교민은행 본격 경쟁체제 돌입
캐나다신한은행(은행장 김용길)이 8월 연방재무부로부터 법인설립 인가를 받았다. 이로써 그동안 외환은행이 독점해온 캐나다의 교민금융이 본격적인 경쟁체제에 돌입하게 됐다. 다만, 신한은행은 세계적 금융위기라는 ‘타이밍’이 좋지 않아 실제 영업개시는 내년 초에나 이뤄질 수 있을 전망이다. 캐나다외환은행(행장 이종욱)도 캘거리 지점을 신설하는 등 발 빠르게 대응하고 나섰다.
◆김하나씨 ‘독도’ 명칭 지켜내
토론토대학 동아시아도서관 한국학 책임자인 김하나 사서가 미국 의회도서관이 한국의 ‘독도(Tok Island)’를 ‘Liancourt Rocks(리앙쿠르 암)’으로 변경하려는데 대해 강력히 이의를 제기하고 나서 결국 이를 보류시키는 개가를 올렸다. 김씨는 미 의회도서관의 움직임을 가장 먼저 포착해 주미대사관 등 각계에 알리고 강력히 항의했다. 세계 최대 도서관에서 ‘독도’의 검색주제어가 엉뚱한 이름으로 바뀔 뻔했으나 토론토 한인동포여성의 기민한 대응으로 이를 저지시킨 것이다.
◆불경기 속 실협협동조합 이전공방
깊어가는 불경기 속에 온주 한인실협 협동조합 본점 매장 이전 문제를 놓고 찬반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매장통합에 반대하는 조합원은 현 매장을 팔면 경쟁업체가 구입, 시장을 잃을 수 있다는 주장과 타 홀세일도 똑같은 어려움에 처해있어 잘 버티면 큰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등의 의견을 나타내 아직도 결론이 안난 상태다. 특히 실협이 위촉한 전문 컨설팅 회사는 현재 상태로는 조합의 앞날을 보장할 수 없다는 지적을 제기했다.
◆임태호씨 등 원로들 잇단 타계
진필식 전 캐나다대사가 숙환으로 84세를 일기로 3월23일 타계했다. 이덕형 전 문인협회장은 위암투병 끝에 4월5일 향년 63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특히 토론토한인사회에 ‘봉사의 귀감’으로 통했던 임태호 전 한인양자회장이 11월20일 간암으로 타계해 동포들을 슬프게 했다. 향년 68세. 그런가 하면, 생활고와 신병을 겪던 이수일씨가 8월19일 스스로 목을 매 숨졌다. 65세. 한인사회에서는 이씨 유가족을 돕기 위한 모금운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인남녀 대학생 교통사고 사망
12월14일(일) 오후 노바스코샤 핼리팩스에서 차로 1시간가량 떨어진 허바즈(Hubbards) 인근 103번 고속도로에서 한국인 대학생 3명이 타고 가던 셰볼레 코발트 승용차가 중앙선을 침범, 반대방향에서 달려오던 밴과 정면충돌했다. 이 사고로 토론토에서 핼리팩스로 공부하러 온 남학생(캐나다 영주권자) 1명과 한국에서 유학 온 여학생이 현장에서 숨지고, 같은 차에 타고 있던 또 다른 여자유학생(22)은 부상을 당했다. 이 차와 정면충돌한 밴의 탑승자 4명도 부상을 당했다.
◆동포배려 정책, 기대가 실망으로
한국의 신정부 출범을 계기로 각종 재외동포 배려정책이 쏟아져 해외한인사회에서 큰 기대를 걸었으나 시간이 흐를수록 용두사미가 돼 동포들을 실망시켰다. 초미의 관심사인 재외국민 참정권은 정치권 파행으로 무산될 위기에 처했으며 동포 권익보호를 위한 ‘재외동포위원회’ 신설도 구두선에 그치고 말았다.
◆한인 연방정치인 배출 또 실패
10.14 연방총선을 통해 캐나다한인 역사상 최초의 연방의원 탄생 기대를 모았던 한인 여성후보 2명이 모두 석패하고 말았다. 브리티시컬럼비아(BC) 뉴웨스트민스터-코퀴틀람 선거구에서 보수당후보로 출마한 김연아(42)씨는 신민당(NDP) 현역의원인 돈 블랙 후보에게 700여 표의 근소한 차이로 패했다. 알버타 캘거리센터 선거구에서 자유당후보로 출마한 김희성(48)씨 역시 900여 표차로 보수당 소속 현역의원에게 패하고 말았다.
◆한인회 ‘투 톱’체제로 복귀
토론토한인회 새 이사장에 최종대씨가 선출됐다. 이로써 그동안 정관개정을 둘러싸고 파행적으로 운영되던 한인회는 1년여 만에 회장-이사장 이원화 운영체제로 복귀하게 됐다. 한인회는 새 이사장단 출범과 더불어 고질적인 내부갈등이 거의 사라진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공관‧일부 한인단체장 교체
홍지인 토론토총영사가 9월에 새로 부임했고 전임 김성철 총영사는 정정이 불안한 아프리카 콩고민주공화국의 특별 자원대사로 발령받아 갔다. 캐나다한국학교협회 회장단 선거가 파행과 진통을 겪은 끝에 신옥연 현 회장이 재선됐다.
(자료: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