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토경찰이 계속 커지고 있는 아시아 이민사회 규모를 감안해 아시아계 신규경찰을 대대적으로 모집하고 있으나, 경찰에 대한 아시아 이민자들의 부정적인 선입견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1월 차이타운 수퍼마켓에서 물건을 정리하다 갑자기 날아온 총탄에 목숨을 잃은 중국인 이민자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피터 유엔 경위는 사건 발생 2주일 후까지 단 한 건의 제보가 없자 큰 허탈감에 빠졌다.
두 자녀의 아버지였던 피해자는 가족의 생계를 위해 밤낮을 가리지 않고 성실하게 살아온 이민자였다.
사건 당시 주변에는 100여명의 행인이 있었으나, 모두가 보복을 두려워해 나서지 않았다.
4개월 째 미해결 상태인 이 사건과 관련 유엔 경위는 25일 “경찰에 몸담은 지 20년이 지났지만, 아시아인들의 경찰에 대한 불신은 여전하다.
특히 1월 총격사건은 중국인들의 편견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토론토경찰은 1980년대부터 아시아계 경찰 채용을 위해 아시아 커뮤니티와 우호적인 관계 형성에 주력해왔다.
유엔 경위는 “중국인들은 경찰을 학력과 사회적 지위가 낮은 직업으로 평가한다.
또 대체적으로 경찰은 부패하거나 권력남용으로 약자를 괴롭힌다는 선입견을 갖고 있다.
억압적인 국가 출신의 이민자들은 경찰을 정부의 꼭두각시 조직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가 유일한 아시아인으로 경찰에 투신한 1987년 토론토경찰에는 아시아계가 5명에 불과했으나 지금은 200명 가까이 늘었고, 그중 100명이 중국계다.
토론토경찰 통계에 따르면 정복경찰 5600명 중 16%가 유색 소수계다.
이처럼 유색인 경찰이 눈에 띄게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전통적인 중국인 가정들은 여전히 구시대적 편견을 갖고 있다.
전국중국인협회(CCNC) 토론토 대표 카렌 선은 “대다수 부모들은 자녀를 의사나 변호사, 엔지니어로 키우고 싶어한다.
경찰의 초봉이 연 5만~7만달러로 평균 직장인(3만5000달러)보다 높지만, 부모들은 경찰을 이상적인 직업으로 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녀는 “중국에서 교육은 사회적 지위의 잣대로 작용한다.
중국에서 대학교육을 받지 않은 경찰들을 봐 온 이민자들은 이곳 경찰들도 학력이 낮은 것으로 잘못 생각한다.
아무리 돈이 많아도 사회적으로 존경받지 못하는 사람으로 키우고 싶지 않다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유엔 경위는 이 주장에 동의하며 “경찰 고위관리들이 정말로 아시아계를 늘리고 싶다면 경찰을 희망하는 젊은이들뿐 아니라 이민자 부모들의 편견을 깨뜨리는 정책을 병행해야 한다.
그래도 예전에 비해 지금은 상황이 많이 나아졌다”고 말했다.
토론토경찰도 직접 아시아 커뮤니티 관계자들을 경찰본부로 불러들이는 적극적인 정책을 펴고 있다.
경찰은 5월을 ‘아시아 문화의 달’로 지정하고 지난 21일 한국, 중국, 일본, 필리핀, 베트남계 이민자들을 경찰본부로 초청해 각 민족의 전통음악과 전통의상, 무용을 감상하는 문화행사를 개최했다.
(자료: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