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끝났지만 정원의 잡초는 아직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날씨가 추워 성장을 멈출 때까지는 잡초가 계속 씨를 퍼뜨리며 내년, 후년에도 싹을 틔우게 된다. 게다가 서늘하고 습한 가을 날씨로 다년생 잡초는 한층 땅속 깊이 뿌리내린다. 게다가 이들 잡초는 양배추, 애스터(탱알), 국화 등 모든 가을철 화초를 잠식한다.
따라서 여름이 지나갔다고 해서 잡초 뽑기를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 잡초 뽑기는 생각만큼 힘든 작업이 아니다. 잡초에도 잡초가 기생하니까. 정원에 잡초가 무성하다면 작은 잡초가 빽빽하게 돋아있기보다는 아주 큼직한 잡초가 나 있을 것이다.
잡초가 무성한 정원에는 괭이질을 할 일이 아니다. 정원의 한쪽에서 시작해서 큼직한 잡초를 잡고 당겨야 한다. 이렇게 하면 잡초가 땅에서 뿌리째 뽑히기도 한다.
잡초를 식용으로 쓰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 늦여름 잡초 중에는 먹을 수 있는 것도 많기 때문이다. 잡초가 정원을 완전히 덮을 만큼 크게 자라지 않는다면 필시 지표면 가까이에 쇠비름이 자라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불그스레한 줄기에 숟가락 모양의 잎을 지닌 쇠비름은 어디서나 잘 자라는 것으로 인도와 프랑스에서는 식용으로 재배하기도 한다. 따라서 이곳 정원의 쇠비름을 뽑아 식용으로 해도 된다. 향은 약간 짜릿하고 아삭아삭 씹는 맛이 있다.
정원에 잡초가 무성하다면 명아주(pigweed)와 능쟁이(lamb’s-quarter) 등의 식용식물이 자라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이들 두 식물은 시금치와 비슷하며 어린것을 수확해 요리하면 맛이 좋다.
명아주는 똑바로 자라는 식물로 가지가 별로 없으며 뿌리는 밝은 적색을 띤다. 능쟁이도 명아주와 마찬가지로 1피트에서 수 피트 높이까지 자라지만 덤불이 더 많다. 잎은 연한 남빛을 띠며 모양을 본떠 ‘goosefoot’라고 부르기도 한다.
쇠비름·명아주·능쟁이 등에는 영양이 듬뿍 담겨있다. 가령 능쟁이에는 브로콜리와 비교할 때 칼슘이 3배, 비타민 A는 절반 가량 들어있다. 쇠비름은 철분이 시금치보다 더 많다. 그렇다면 애써 시금치를 재배할 필요가 없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