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1일은 139회 캐나다 데이다. 최근 토론토 연구그룹의 조사에 따르면 국내 이민자들은 뜨거운 모국애를 가진 동시에 캐나다에 대한 충성심도 높다. 응답자의 81%가 강한 소속감을 느낀다고 대답했다. 10년 이상 거주자는 비율이 86%로 높았다. 2세들의 경우엔 92%까지 치솟았다.
한인들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본보는 다양한 연령층의 한인들에게 ‘캐나다에 대한 의견’, ‘이민자 기여도’, ‘이민자로서 살아가는 자세’ 등을 물었다.
그 결과 대부분 캐나다를 제도적으로 우수하고 공정한 국가로 평가했다. 이민자 기여에 대해서는 주류사회 참여를 확대해 좀더 활성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다음은 주요 의견들이다.
▲원옥재(문협회장)= 캐나다는 우리가 노력한 만큼 결과가 주어지는 나라다. 매우 합리적이고 공평하다. 사회적 지위나 빈부격차를 따지지 않고 인격적으로 평등하게 대한다. 물론 자연의 축복도 많이 받았고 재난이 없는 나라다.
한인들은 너무 내부적으로만 집중하고 주류사회에 뛰어드는 것을 꺼리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이땅에 사는 한 제2의 조국으로 받아들여 적극 동참해야 한다.
이민자들은 캐나다의 노동시장 및 경제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무진장한 자원을 개발하는데 이민자의 인력이 유용하게 활용된다. 부정적인 측면은 다양한 민족이 섞이면서 갈수록 생활이 복잡해지고 범죄가 늘어 법이 강화되는 것이다.
▲유영식(토론토대 교수)= 캐나다는 이민자에 대해 미국이나 유럽보다 인도주의적이다. 국민성이 평화를 사랑하고 남의 형편을 이해하려 한다. 어려운 사람이나 국가를 도와주면서 함께 살려는 박애정신이 있어 이민자들에게는 매우 적합한 나라다.
한인들은 이민자로 살지 말고 캐나다사회에 융화돼야 한다. 몸만 이곳에 있고 생각과 삶은 한국식이면 문제가 있다. 캐나다의 문화와 사회를 배워 함께 동화돼 살아가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한인들 나름대로 이곳 경제, 문화에 많은 기여를 해왔으며 좀더 적극적으로 주류사회에 도움을 주도록 노력해야 한다.
▲차은자(한인학교협의회장)= 캐나다에서 30여년 살다보니 아주 편안하다는 느낌이 든다. 역사는 짧지만 잘 체계화 돼있다. 이민자들은 사실 어디서든 어려움을 겪게 돼있다. 그래도 캐나다는 열심히 노력만하면 정착 기회가 많은 나라다.
한인들은 우리의 정체성을 살려 나가면서 동시에 이곳 사회에도 융화돼야 하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 인력이 부족한 캐나다로서는 이민자들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캐나다가 살기좋은 나라로 손꼽히는 것은 이민자들이 각 분야에서 열심히 자기의 의무를 다하기 때문이다. 특히 경제에의 기여도가 높다.
▲박필준(미술인협회장)= 1.5세인 나에게 있어 캐나다는 특별한 의미가 있다. 미술고, 미술대를 졸업하고 내가 하고 싶었던 분야에 매진할 수 있게 해줬다. 아마도 한국에 있었으면 주위환경을 의식해 다른 길로 갔을 것이다.
외국을 여행하고 토론토공항을 통해 입국하면 고향에 온 것 같은 포근함을 느낀다. 맑은 공기, 풍부한 자원 등 분명 축복받은 나라다. 이민자들은 캐나다에서 받은 만큼 돌려주는 자세가 필요하다. 일부 이민자의 경우 고급주택, 고급차에 골프하고 다니며 세금은 한푼도 내지 않고 육아비, 웰페어, 의료비 등 각종 혜택을 누리는데 이는 잘못이다.
인정받는 한국인으로 살려면 타 커뮤니티의 행사에도 적극 참여하고 학교나 지역 하키클럽을 지원하는 등 주류사회에 관심을 보여야 한다. 유럽인들은 언어장벽도 덜하고 쉽게 융화되는 반면 동양인은 동양계끼리 친한 경향이 있다. 열심히 사는 자체가 이민자들이 캐나다에 기여하는 것이다.
▲장희용(한인대학생총연합회장)= 그냥 사는 곳이 아니라 책임과 의무를 행사해야 할 나라가 캐나다다. 한국에서 11년, 캐나다에서 11년을 살았다. 지금까지는 한국사람이라고 생각해 시민권을 취득하지 않았지만 한 시민으로서 캐나다에 대한 책임과 의무도 행사해야겠기에 캐나다 시민권을 2주전에 땄다.
그런데 주변사람들과 대화를 해보면 캐나다를 거쳐가는 곳으로만 생각하는 경우도 많다. 영어를 잘 하는 점을 이용해 한국에 가서 직장을 구하려하기 때문이다. 한인사회가 발전해서 젊은이들이 캐나다에서 한국배경을 잘 사용할수 있게 되면 좋겠다.
▲나상희(토론토대 1년)= 한국에서 5년간 생활한 경험에 비춰보면 한국과 캐나다는 많이 다르다. 캐나다가 개인주의에 지배를 받는 나라라면 한국은 단체, 협력을 강조해 정이 많다. 이민자들은 정착과정에서 차별 등 서러움을 겪어서 그런지 자기 이익만 챙기고 불평을 주로 하는 것 같다.
남을 배려하고 봉사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캐나다 시민은 전 세계 어디라도 자유롭게 다닐수 있는 특권을 갖는다. 캐네디언이란 게 자랑스럽다.
▲안병돈(노인회원ㆍ68)= 캐나다는 사회보장제도가 잘 된 선진국이다. 캐나다 생활 14년째인데 노인연금, 의약을 모두 나라가 해결해 주니 좋다. 한국에 있었으면 자식들한테 용돈을 받아써야 할 텐데 말이다. 고마운 나라다.
한인들은 전체 3천만 캐나다 인구 중 많이 잡아야 15만밖에 안되니 소수민족으로서 직장을 구하거나 주류사회에 기여하는 데 어려움이 있는 건 당연하다. 특히 젊은이들은 힘든점이 많을 것이다. 시민권자로써 이곳에서 즐겁게 산다. 한국은 정치적으로 낙후하고 노후보장이 없어 스트레스가 많다. 이민 잘 왔다고 생각한다.
(자료: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