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 안 된 집’ 바이어에게도 기회
토론토 다운타운에 사는 로버트 미첨 부부는 지난해 말 집을 팔기로 결심하고 새 페인트 작업에 들어갔다. 주당 서너 시간씩 꼬박 9주일이 걸려서 오래된 벽지를 모두 뜯어낸 뒤 낡은 페인트를 긁어내 벽을 하얗게 칠하고 외부 트림과 거터도 말쑥하게 단장했다. “새로 칠을 하고 나니 집이 훨씬 훤해지고 커진 것 같다. 단 300달러의 재료비로 집이 10년은 더 젊어 보인다”며 이들 부부는 흡족한 미소를 짓는다.
페인트칠이야말로 비용 면에서 가장 효과적인 주택 레노베이션 프로젝트다. 집 모습을 훤하게 해서 빨리 파는 데에는 페인트칠을 따라갈 것이 없다. 집을 팔 때 가장 적은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뽑아내는 방법, 그것이 바로 페인트다.
‘리모델링’ 매거진이 조사한 주택개조 투자비용 대비 효과 면에서도 페인트칠은 단연 돋보였다. 평균적으로 외부 페인트칠에 8,300달러를 투자해서 이중 75%를 판매 시 건졌다. 만약 페인트 업체에 맡기지 않고 집 주인이 직접 칠을 한다면 투자 회수비율은 이보다 훨씬 높아진다.
미첨 부부의 집은 52년 된 낡은 것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새 칠을 한 덕분에 집을 내놓은 지 엿새만에 6건의 오퍼를 받았고 41만5천 달러에 팔려 나갔다. 이들 부부의 페인트 작업 가치는 5만~6만 달러는 능히 될 것이라고 판매중개인은 말한다. 새 칠을 안 한 동네의 비슷한 집은 35만 달러에 팔렸기 때문.
페인트칠은 집 가격을 최대로 받고 또 집을 빨리 파는 데 확실한 카드다. 거꾸로 바이어 입장에서는 칠이 안 된 집은 기회다. 집에 새로 칠을 해야 할 못난 구석이 있다면 셀러 입장에서 보면 바이어들을 무더기로 잃는 행위지만 바이어 입장에서는 경쟁이 덜하다는 말이다. 새 칠이 안 돼 있다는 이유 때문에 집 보기를 포기해서는 안 된다.
새 칠에 대해서는 의심의 눈길을 보낼 필요도 있다. 간혹 집의 흠을 덮기 위해 칠을 하는 경우도 있다. 습기로 상한 곳이나 천장이나 창문에서 물이 흘러내린 자국을 덮기 위해 칠을 하는 경우도 있는데 플래시를 비춰보면 금방 드러난다.
셀러들의 또 하나 흔한 잘못은 오일베이스 페인트 위에 라텍스 페인트를 덧칠하는 경우. 벽에는 괜찮으나 출입이 잦은 문이나 트림인 경우는 칠이 벗겨진다. 이런 경우는 손톱으로 긁어보면 금방 알 수 있다.
외부 페인트의 경우 덧칠을 많이 해서 벗겨지는 문제도 있다. 오래된 집의 경우 칠을 한 위에다 여러 차례 덧칠을 해서 페인트가 터지거나 흉하게 변하는 경우가 있다. 이때는 칠을 벗겨내고 칠을 해야 한다.
페인트를 하기가 정녕 싫다면 “신선한 쿠키를 구워보는 것도 좋다”고 한 에이전트는 귀띔한다. 집을 파는 데 있어서는 시각이 가장 우선이지만 버터향이나 초콜릿 냄새도 바이어로 하여금 호감을 갖게 한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