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집주인들은 웬만한 집수리는 혼자서(do-it-yourself) 한다. 꼭 수리가 필요해서 망치를 들기도 하지만 집을 더 멋지고 살기 좋게 만들기 위해 즐겁게 소매를 걷어붙인다. 책을 보거나 홈디포·로나 등 하드웨어점 직원들의 도움을 받아서 혼자서 잘도 일을 처리해낸다.
지난해 국내에서 집수리 및 개조에 사용된 비용 중 20% 가량이 집주인이 직접 일을 하면서 재료나 공구를 구입하는 데 들어간 돈으로 추산된다. 홈임프루브먼트에 이어 ‘트레이딩 스페이시즈’ ‘익스트림 메이크오버’ 등 주택개조를 주제로 하는 TV프로그램 여파로 DIY 프로젝트는 더욱 증가하는 추세다.
전문가를 쓰지 않고 본인이 직접 하는 이유는 당연히 돈을 절약하기 위한 것. 업계조사에 따르면 DIY 리모델링은 전문가를 쓸 때 보다 비용이 1/3밖에 안 든다. 그러나 직접 하다가 일을 그르치면 자재도 낭비하고 잘못된 일을 바로 잡기 위해 결국 전문가를 부르는 이중경비를 치러야 한다.
주택수리서비스업체 ”하우스 닥터’에 의하면 걸려오는 도움요청 전화 10통 중 1통은 리모델링을 하다가 망쳐버린 집주인들의 다급한 SOS다. TV에서 보는 것처럼 쉬운 줄 알고 덤벼들었다가 고생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다. 겉으로 볼 때와는 다르게 실제 작업에는 상당히 어려운 점이 많이 따른다.
이런 낭패를 면하기 위해서는 일이 잘못됐을 때 어떤 결과가 나타날지를 자문해보는 것이 좋다. 수도관에서 물이 새는 것을 고치려다 마루 전체를 물에 적시는 일이 종종 있다. 또 자신의 능력과 경험을 정직하게 평가하고 일을 완전하게 끝내기 위해서는 얼마나 시간이 드는지도 평가해봐야 한다. 본인이 직접 하려다가 일이 일그러지는 대표적인 사례들은 다음과 같다.
*타일 수리
타일 한 개가 상했는데 이를 고치려다가 결국은 플로어 전체 타일을 바꾸는 경우가 종종 있다. 타일 한두 개에 금이 갔다고 얕보고 덤벼서는 안 된다. 금이 간 타일을 제거하기 위한 도구와 낡은 그라우트를 긁어낼 도구도 있어야 한다. 새 타일을 자를 도구도 필요하다.
*욕조 및 샤워 코킹
치약튜브 짜듯이 쉬운 것 같지만 실제로 해보면 그렇지가 않다. 코킹 끝을 정확한 크기와 각도로 자르지 않으면 사방에 들러붙어 엉망이 된다.
*드라이월 수리
문고리에 찍혀 생긴 구멍을 메우는 일이야 전문가에게는 아무것도 아니지만 솜씨 없는 집주인이 잘 못 건드렸다가는 3인치짜리 구멍을 3피트짜리 동굴로 만들어버리는 수도 있다.
*드라이월 달기
간단한 것 같지만 매우 무거워 최소한 두 사람이 있어야 다룰 수 있다. 스크루 헤더가 너무 깊이 박히면 종이커버링을 찢어버려 힘을 받지 못한다. 그리고 드라이월이 연결되는 사이를 메우고 매끈하게 샌딩하는 작업이 어렵다.
*마루표면 갈아내기
회전샌더를 빌려서 갈고 스테인을 칠하면 된다. 말은 쉽지만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초보자는 일을 망치기가 십상이다. 샌딩할 때 생기는 먼지는 어떻게 처리할 것이며 잘못 샌딩하여 패기라도 하면 정말 낭패다. 몇 시간이 아니라 며칠이 걸리는 작업이란 점을 명심해야 한다. 스테인이 마르는 데 몇 시간으로는 어림도 없다.
*전기작업
본인이 직접 손을 대는 경우는 드물지만 가끔 용감한 집주인도 없지 않다. 합선 등 위험이 많기 때문에 가능한 한 전문가를 부르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