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합격통보는 곧 새로운 시작 해방감에 나태해지기 쉬워

성적 ‘철저하게’ 관리해야 힘든 시기를 보내고 나면 긴장이 풀리기 마련이다. 조용하고 꼼꼼했던 사람이 갑자기 새로운 경험을 갈구하기도 하고 늘 해왔던 일에 소홀해지기도 하는 등 일상생활에 많은 변화를 불러일으킨다. 그동안의 인생에서 가장 힘겹고 스트레스 받는 시간을 보냈을 12학년생들은 마지막 지원서를 제출하고 합격통보를 받는 순간 갑작스런 해방감을 느낀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이를 지혜롭게 넘기지만 그러지 못한 일부 학생들은 ‘시니어병’ 혹은 ‘시니어증상(Senioritis)’이 도져 몇 년간 힘들게 쌓아온 성과를 한 학기 만에 무너뜨리는 결과를 초래한다. 12학년 마지막 학기에 찾아와서 웬만한 모범생마저 무기력하게 만드는 시니어증상을 극복하는 방법을 알아봤다. ■‘시니어증상’이란 대학지원을 마치고 졸업을 기다리는 12학년생들이 긴장이 풀어져 공부를 하지 않는 것을 일컫는다. 봄이 되면 곧 고등학교 생활이 끝난다는 흥분에 학업에 흥미를 잃고 졸업만을 기다리며 무기력해지는 학생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밀리킨밀스 고등학교의 김윤영 교사는 “실제로 합격통보를 받은 몇몇 학생들이 수업에 빠지거나 숙제를 까먹는 등” 빈둥거리는 모습을 종종 봐왔다고 전했다. 한인학생을 위한 욕교육청 교육자 모임(NEKS)의 회장으로 활동하는 김씨에 의하면 이미 합격통보를 받은 모범생이라도 안심할 수 없다고. ■합격 후에도 학업에 충실한다 합격통보를 또래보다 일찍 받았다고 좋아하기는 이르다. 모든 합격은 어디까지나 ‘조건합격’이기 때문이다. “합격은 통지서를 보냈을 때의 점수를 유지한다는 조건부로 이뤄진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는 김 교사는 “일부 대학 및 칼리지는 학생의 평균성적이 5% 이상 떨어질 경우 합격을 취소하기도 한다”고 전한다. 연초에 또래보다 일찍 통보 받은 자녀에게 쏟아지던 부러움의 시선들이 몇 달 만에 안쓰러움으로 변할 수도 있다는 말이다. 합격과 함께 입학장학금을 약속 받은 경우에도 주의해야 한다. 대부분의 입학장학금은 성적위주로 나눠주는 것이기 때문에 점수유지에 실패했을 경우 이 역시 잃게 된다. 더불어 최종성적을 보고 나서 합격통보를 하는 교육기관도 있다. 몇몇 대학에서 일찍 합격통보를 받았다고 해서 다른 대학에서도 곧 통지서가 날아올 거라는 착각은 금물이다. 대안으로 지원해뒀던 대학에서 합격통보를 받고 안일해졌다가 정작 노리던 1지망 대학을 놓치는 경우는 없어야 한다. 유종의 미를 거두고 자신에게 주어지는 기회를 최대화할 수 있도록 끝까지 긴장의 끈을 늦춰선 안 된다. ■자율학습(spare)시간은 학교에서 보낸다 졸업필수조건을 채운 학생들은 고학년이 되면 자율학습을 선택할 수 있게 되는데 이 시간을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시니어 증상 극복의 열쇠가 될 수도, 촉진제가 될 수도 있다. 자율학습 중 바람직한 태도는 과제를 미리 마치거나 필요한 과목을 보충하는 것이다. 책도, 컴퓨터도, 견해를 구할 도서관 사서도 바로 곁에 있는 학교는 복습, 예습을 위해 최적화된 공간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그 중 많은 학생들은 교사의 감시가 없다고 인터넷, 만화책 등에 정신이 팔리기도 한다. 더 위험한 것은 자율시간이 점심시간이나 등하교 시간과 붙어있어 교사의 감시가 닿지 않는 시간이 길어질 경우. 일부 학생들은 집에 가서 낮잠을 자거나 근처 플라자나 몰에서 여유로운 점심식사를 하기도 한다. 등하교 시간과 붙어있다면 아예 늦게 등교하거나 일찍 하교하는 경우도 있다. 이 같은 행동은 습관이 되어 멀쩡한 학생도 게으른 학생으로 만들어버릴 수 있다. ■교사와 연락한다 자율학습 규칙을 잘 모른다면 ‘어차피 담당교사가 없으니 집에서 공부해도 된다’는 자녀의의 말만 믿었다가 몇 달 후 담임의 전화에 날벼락을 맞을 수도 있다. 보통 자율학습 도중에 학교를 벗어나는 행동은 규칙위반이며 결석처리로 이어진다. 자녀가 괜찮다고 해도 부모로서 학교에 연락해 출석은 누가 부르는지, 집합해야 하는 교실이 있는지 등을 확인해두는 것이 좋다. 필수과목이 아닌 만큼 정보가 부족해 자녀도 자율학습에 대해 제대로 모르고 있을 수도 있다. 대부분의 학교는 자율학습 중 도서관, 빈 교실 등 학생들이 조용히 공부할 수 있는 공간을 정해놓고 사서나 교사가 수업 시작 때 출석을 부르도록 한다. 자녀에게는 친구들과 시간과 장소를 약속해 샛길로 빠지는 유혹을 최소화하도록 조언하고, 교사에게는 출석만 부르고 사라지는 학생은 없는지, 자율학습 중 학생관리는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 등을 물어본다. 자율학습시간을 잘 활용하는 습관을 길러두면 대학생활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장학금을 찾는다 지원서 제출을 완료했고 합격통보가 날아오기 시작했다면 안도감에 학업관리가 느슨해질 가능성이 있다. 이 때 학비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긴장감 유지에 도움이 된다. 대학 별로 평균 학비를 미리 알아보고 이에 따라 학비보조금, 장학금 등을 찾는다. 특히 대학 내에 장학금제도가 있다면 미리 추천서, 에세이 등을 준비해두는 학생이 수혜자가 될 기회가 더 많다는 것도 명심한다. 마감일과 필요한 자료를 목록으로 정리해두는 것도 바람직하다. 정보가 없을 경우 학교 카운슬러에게 도움을 청해 상담을 받아도 좋다. 혹은 인터넷으로 미리 리서치한 후 자신에게 맞는 프로그램들을 골라내도 된다. 다만 인터넷을 사용할 경우 본인이 찾은 단체가 믿을 만한 곳인지 교사에게 검토를 받는 것은 잊지 말자. ■새로운 봉사·취미활동을 시작한다 아직 사회경험이 부족한 고등학생들은 40시간 이상의 봉사활동에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대학, 취업 등을 생각하면 다양한 활동을 해볼수록 이득이 된다. 고용주가 찾는 경험을 해봤을 확률이 높아지는 것은 물론, 추천서를 부탁할 사람도 늘고 시간활용법도 배우게 된다. 더불어 대학에서 클럽에서 리더십 직책을 노릴 때도 고등학교 시절에 비슷한 경험을 해본 것이 발판이 되어줄 것이다. 성적에 무리가 가지 않는 선에서 새로운 취미활동을 찾아보는 것도 무기력함 극복에 큰 도움이 된다. 부모가 찾아주는 것보다는 역시 학생의 관심사에 최대한 맞출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좋다. ■마음가짐을 새롭게 한다 대학 합격은 ‘고등학교의 끝’이 아닌 ‘대학생활의 시작’이라는 것을 명심한다. 김 교사는 “대학에 합격하는 것이 인생이 끝은 아니다. 대학에 들어갈 준비를 하는 것이 더 중요하며 고학년생들은 고등학교에서 한 가지라도 더 배워가려는 자세를 유지해야 한다”고 전했다. 변화에 크게 흔들리지 않고 성실한 자세를 유지하는 학생들이 앞으로의 대학경쟁에서도 더 앞서나가는 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