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인이 되려면? 최상국 변호사협회장 강연

우수한 학업성적은 기본사항 지식·경험은 ‘풍부하게’ 축적 “이번 강연의 취지는 ‘변호사는 최고의 직업이며 모두 변호사가 돼야 한다’고 참석자들을 설득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이 진로를 택하기 전에 변호사가 자신과 맞는 직업인지, 어떤 활동을 해야 목표에 가까워질 수 있을 지 조언하기 위한 것입니다.” 본보와 도산재단이 개최한 ‘법조인이 되는 길’ 세미나가 지난달 29일 도산홀에서 열렸다. 폭우를 뚫고 30명이 참석한 가운데 최상국(로버트) 한인변호사협회장이 영어로 강연, 한국어와 영어로 질의응답을 진행하고 행사 후 남은 학생 및 학부모들과 일대일로 대화를 나눴다. 영어가 익숙지 않은 학부모를 위해 강연의 요점을 정리한다. 변호사의 성격 및 특징 최 회장에 따르면 대부분의 변호사들은 자신의 의견이 확고하고 독립적인 성격을 갖고 있다. 그룹에서 강한 리더십을 보이는 경향도 있으며 사교성이 좋아 행사에서 활발히 대화를 이끌어간다. 직업 특성상 상대방의 의견에 부딪치게 되는 일이 많으니 ‘도전적(challenge)’인 태도도 요구된다. 그렇다고 유한 성격이라고 해서 좋은 변호사가 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소송·상법·세법 등에서 요구되는 기술이 조금씩 다르듯, 각계 분야에서 성공하는 변호사들도 모두 조금씩 다른 특징을 갖고 있다고. 최 회장에 따르면 자기 의견을 표현할 줄 알며 억척스럽고 열정적인 ‘주창자(Advocates)’ 타입 외에도 사교적이고 합의를 맺는 것에 능통해 부동산·기업 변호사 등에 적합한 ‘해결사(Deal-makers)’, 꼼꼼하고 침착해 세법을 잘 다루는 ‘사상가(Thinkers)’ 타입 등 변호사에 적합한 성격은 다양하다. 낮은 성적은 적신호 많은 학부모들이 문과에 일가견을 보이는 자녀에게 변호사가 되기를 강요하지만 이 전에 먼저 자녀의 학업을 살펴보는 것이 좋다. 물론 고등학교 성적은 법대 입학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 하지만 최 회장은 법대를 목표로 한다면 “고등학교 성적은 높을수록 좋다”고 전했다. 그에 따르면 90%대 정도가 바람직하며 낮아도 85% 위가 안정적이다. 최 회장은 “법대에 진출하는 학생들은 대부분 탄탄한 학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뻔한 말 같지만 성적은 매우 중요하다”며 학교를 사회의 축소판으로 빗대어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관련 과목 수강 당일 ‘고교생 때 법 과목을 들어야 하나’ ‘전공을 범죄학 등 법 관련으로 듣는 것이 도움이 되느냐’고 질문한 학부모가 많았다. 고등학교, 대학교 활동이 법대 및 취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고교 과목부터 학사학위까지 모두 법 관련 과목을 들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최 회장은 “고등학교, 대학교 때는 다양한 배경과 지식을 쌓으라”고 조언했다. 업계마다 관련 지식을 가진 변호사들을 선호하기 때문에 학사 전공이 법이 아닌 것이 도움이 될 때도 있다. 졸업 후 베이스트릿 등의 대기업 취직을 목표로 한다면 대학교 때 비즈니스, 경제학 등을 듣는 것이 좋으며 지적재산(intellectual property)이나 특허(patent) 관련된 일을 하는 변호사가 되려면 과학이나 공학 배경을 갖는 것이 도움 된다. 문과 쪽에 종사한다고 이과 과목과 담을 쌓을 수 없다는 얘기다. 동시에 최 회장은 취직 걱정 때문에 자신과 맞지 않는 전공을 선택하는 것에 대해 주의하라고 말했다. 그는 “음악을 좋아하는 데 취직을 위해 억지로 비즈니스를 택해서 성공할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며 “자신이 진심으로 관심을 가진 전공을 택해 좋은 점수를 받는 것도 좋다”고 강조했다. 한편 고등학교 때 들어두면 도움이 되는 과목은 수학이다. 기본적인 수학 상식은 비용이 걸린 문제를 계산할 때, 상대방의 제안을 승소 확률과과 비교할 때 등 직장생활 중 다양한 곳에서 사용된다고. LSAT 시험 법대입학시험인 LSAT는 자신이 원할 때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라 9·12·2·6월 등 1년에 4번씩 치를 수 있는 날짜가 정해져있다. 최 회장은 “정해진 시기는 없지만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3학년이 첫 번째 시험을 보기에 가장 적합하다 생각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보통 시험은 두 번씩 본다”며 “3학년을 마치고 여름에 첫 시험을 보면 점수가 생각보다 안 나와도 4학년 때 다시 치를 기회가 있다”고 설명했다. LSAT를 두 번 이상 볼 때 법대 쪽에서 점수를 계산하는 방법은 학교에 따라 다르다. 가장 최근 점수로 치는 곳이 있는가 하면 근 몇 개월 내에 치른 시험의 평균으로 계산하는 경우도 있다고. 과외활동 과외활동은 높은 학점을 가진 수백 명의 지원자들을 제치고 입학사정관의 눈에 띌 수 있는 발판이다. 하지만 ‘참여’만으로는 부족하다. 최 회장은 “좋아하는 분야에서 ‘참가자(participant)’ 이상이 되라”며 “대회 우승을 차지한 축구부원, 체스대회 챔피언, 자선운동을 펼친 단체 일원 등을 목표로 하라”고 조언했다. 단순히 한 클럽의 멤버로 남지 말고 좋아하는 스포츠팀에 가입하면 주장을 목표로 하거나 진취력을 갖고 새로운 운동을 시작하는 등 한 발 더 나아가야한다. 캐나다한국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