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 되는데 웬 미국시험? 제도변경 후 합격률 10%포인트↓

용어·도량형 달라 불편 준비하는데 추가비용도 면허기준·발급 등을 담당하는 온타리오의 간호사 감독기관이 간호사 자격시험을 미국업체에 하청을 준 것에 대해 적지 않은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비평가들은 새 시험이 너무 미국 위주로 작성됐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일부 간호학과 관계자들과 간호사 노조 대표들은 올 초부터 시행된 ‘NCLEX-RN’이라고 불리는 간호사 자격시험이 캐나다인을 불공평하게 차별하며, 이 때문에 온타리오(20%)를 포함한 상당수 간호사 지망생들이 불합격 점수를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새 시험은 온주 및 퀘벡을 제외한 캐나다 모든 주에서 도입했다. 이 시험은 미국 각주의 간호사 감독기관들로 구성된 NCSBN(National Council of State Boards of Nursing)이 개발한 것으로, 미국에서 간호사 면허를 취득하려면 반드시 통과해야 한다. 캐나다에서 시행된 이 시험의 평균 합격률은 70.6%로 기존 시험의 합격률보다 약 10%포인트 낮았다. 미국에선 78.3%의 합격률이 기록됐다. 이와 관련, 온타리오 피터보로 소재 트렌트대 간호학과의 커스튼 우드엔드 학장은 “올 초 갑자기 시험이 바뀐 것은 지난 4년 동안 과정을 밟은 학생들에겐 매우 불공평한 처사다. 이들은 새 시험에 준비할 여유가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우드엔드 학장을 포함한 비평가들은 미국 시험의 내용은 캐나다의 공영 의료보험체계를 감안하지 않고, 시험을 준비하기 위한 추가 교과자료를 위해 1인당 최고 1,200달러의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6만여 간호사와 1만4천 명 이상의 간호학과 학생들을 대표하는 노조인 온타리오간호사협회(Ontario Nurses’ Association)의 비키 매케나 부회장은 “미국과 캐나다 의료체계의 근본적 차이를 반영하는 내용 등으로 시험이 ‘캐나다화’ 될 것으로 알았으나, 실제는 그렇지 않다”며 “일부 용어도 미국과 틀리고, 캐나다는 미터시스템을 사용하는 반면에 미국은 야드파운드법(Imperial Units)을 고수해 계산법도 틀리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온주간호사칼리지(College of Nurses of Ontario)의 앤 커플런 총무는 “미국시험도 아니고 캐나다시험도 아니다. 간호사가 될 자격이 있는지를 따져보는 내용의 시험일 뿐”이라고 말했다. “시험이 미국 중심적이라는 비판은 전혀 근거가 없다”는 커플런씨는 “시험을 바꾼 것은 기존 시험의 내용이 너무 시대에 뒤떨어진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자격을 제대로 갖춘 간호사들에게 면허증을 발급해주는 기관이다. 우리는 주민들의 안전을 보장할 의무가 있다”고 덧붙였다. 캐나다한국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