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택을 팔고 콘도로 들어가려는 상류층 은퇴자들과 오랫동안 혼자 지내다가 가정을 꾸미려는 사람들에게 과다한 살림살이들은 골칫거리일 수밖에 없다. 이같은 이들을 위해 가재도구를 대신 처분해 주는 업체가 번창하고 있다.
토론토의 유명 부동산중개인 엘리 데이비스씨는 “로즈데일(Rosedale), 포리스트힐(Forest Hill), 리튼팍(Lytton Park) 등에서 이사온 고객들은 가구 따위를 줄이고 싶어하지만, 직접 흥정을 하는 것을 원하지 않을 뿐더러 어떻게 해야 할지도 모르기 때문에 이 분야 전문가의 도움을 필요로 한다”고 설명한다.
지난 1972년 그의 부모 머틀·머레이 데이비스씨는 토론토 최초로 고급주택의 가재도구를 전문적으로 처분해주는 업체를 세웠다. 지금 이 회사는 아들 부부(마크·아이비)가 이어받아 마크 데이비스 & 어소시에이츠(Marc Davis and Associates)’라는 이름으로 운영되고 있다.
마크 데이비스씨는 “어린 시절 포리스트힐의 커다란 집에 살았었다. 부모님들은 콘도로 이사하기 위해 집을 팔 때 수많은 가재도구를 정리해야 했다. 당시 경험이 계기가 돼 당신들의 친구·이웃들을 대신해 이같은 일을 계속하게 됐다. 이후로 우리 회사는 광역토론토에서 수백 건의 ‘다운사이징을 위한 서비스’를 성공적으로 수행해왔다”고 말한다.
‘컨텐츠 커넥션(Contents Connection)’사는 불필요한 가재도구의 새로운 처리방법을 제시하며 지난 89년 설립됐다. 남편과 함께 회사를 경영하고 있는 웬디 템퍼만씨는 “고객의 취향에 따라 오픈하우스 방식 또는 자체전시장을 통해 가정용품들을 처분해주고 있다”고 말한다. 어떤 쪽이든 고객은 직접 매매에 관여할 필요가 전혀 없으며 모든 과정을 자신들이 대행해준다는 것.
이들이 위탁매매해주는 물품은 골동품에서 최신제품, 그랜드 피아노에서 작은 찻잔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하다. 템퍼만씨는 “처분하려는 가재도구들을 모두 보여줄 수 있을 만큼 주택공간이 충분하지 않은 고객들은 물건을 우리 전시장으로 옮겨 종류별로 일목요연하게 구분, 판매할 수 있다. 전시장에는 매일 새로운 물건들이 들어오고 있다”고 말한다.
살림처분 대행업체 ‘넥스트 무브(Next Move)’의 마이클 리프너 대표는 “가재도구 세일에 한꺼번에 500명 이상이 몰려든 경우도 있었다”며 “처리를 의뢰하는 고객들은 모든 물건이 깨끗하게 단장돼 정찰제로 판매된다는 점에서 안심할 수 있다”고 자랑한다.
95년 문을 연 이 회사는 매년 30건 이상의 고급주택 가재도구 위탁세일을 실시하고 있다. 리프너씨는 “대다수 고객들은 우리 회사가 자신의 집을 말끔히 정리해줄 것이라 믿고 편안한 마음으로 이사를 준비한다”며 “세간살이를 말끔하게 정리하는 것은 은퇴자의 새로운 시작을 의미한다”고 강조한다. 넥스트 무브는 새로운 세일정보를 웹사이트에 수시로 업데이트하며, 처분대상물품에 대한 상담도 제공하고 있다.
‘체인징 기어스(Changing Gears)’도 살림규모를 줄이려는 노년층을 위해 다양한 이사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다. 설립자 바바라 케네디씨는 “편안하고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이사가 될 수 있도록 실용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한다. 여기에는 다운사이징을 원하는 고객들을 위해 해당주택에서 가재도구 처분세일을 벌이는 것도 물론 포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