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역기피를 목적으로 국적을 상실한 사람에게 35세까지 재외동포 자격을 박탈하기로 한 한국의 재외동포법 개정(본보 9일자)에 대해 해외 동포들이 크게 우려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10일 정기총회에서 새 회장단을 선출한 캐나다한인회총연합회는 지속적으로 미주지역과 함께 재외 한인들의 권익을 주장한다는 입장이다.
홍건식 사무총장은 13일 “재외동포법이 국회에서 속전속결로 처리돼 불만이 크다. 미주한인회총연합회(미주총연)와 함께 기존의 입장을 고수할 것”이라며 “이기훈 전 회장이 고문으로 있고 신임 유승민 회장도 열린우리당에 우리의 입장을 전달할 때 힘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미주 각 지역 한인회장단의 모임인 미주총연은 지난 8일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전체회의를 갖고 “개정 동포법 조항은 선의의 피해자를 양산할 수 있는 바람직하지 못한 정책”이라며 관련 시행령이 한인사회의 권익을 최대한 보장하는 방향으로 마련될 수 있도록 한국정부에 의견을 전달하기로 했다.
김재수 고문변호사는 “병역 기피 의사를 확인할 수 있는 기준이 애매모호한 상태에서 재외동포 권리를 빼앗는 입법을 강행한 것은 해외한인 권익 향상 목표에 배치되는 일”이라며 “향후 법 시행 과정에서 억울한 사례 발생을 최소화 할 수 있도록 관계당국이 힘을 모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토론토총영사관은 기본적으로 병역기피에 초점을 두고 있기 때문에 시행령에서 동포사회 발전에 장애가 되지 않게 만들어 질 것이라고 밝혔다.
강도호 부총영사는 “영주권자나 시민권자의 자녀로 정상적으로 캐나다국적을 취득한 2세는 재외동포 지위에 변함이 없다”며 “병역을 기피하려고 편법으로 이주한 경우만 문제가 된다. 이는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한국에서 재외동포법 개정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도 있는 것과 관련 강부총영사는 “의견이 다른 것은 한국에서는 반드시 군대에 가야하기 때문에 그런 것 같다”며 “동포사회가 한국의 발전에 기여하는 측면이 큰 점을 생각할 때 잘못 적용돼 부정적인 영향이 나타나면 안된다”고 말했다.
그는 “병역기피는 반드시 집고 넘어갈 필요가 있지만 선의의 피해자는 나오지 않도록 시행령이 검토될 것이다”고 덧붙였다.
한편, 재외동포법 개정을 주도한 한나라당 홍준표 의원이 ‘병역기피를 목적으로 국적을 포기한 사람은 한국 대학의 재외국민특별전형 입학을 금지한다’는 내용의 고등교육법 개정안을 제출, 여당으로부터 어느정도 공감을 이끌 낸 상태여서 재외 한인 권리와 관련한 후속입법 처리과정에 한국과 북미한인사회의 의견 대립은 계속될 전망이다.
(자료: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