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조부모 초청 ‘수퍼비자’ 그림의 떡 없는 이에겐 그림의 떡

“정부, 비자 놓고 장사하나?” 연방정부가 최근 신설한 ‘부모·조부모 수퍼비자(Parent and Grandparent Super Visa)’가 부유한 사람들에게만 혜택을 준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지난해 12월1일부터 발급되기 시작한 이 비자는 10년 동안 유효하고, 소지자는 한 번에 최고 2년 동안 캐나다에 머물 수 있다. 단, 소지자는 국내체류 시 의무적으로 개인 의료보험에 가입해야 하는데 비용이 2천~4천 달러 선이다. 이민자 로비단체 ‘부모초청(Sponsor Our Parents)’의 공동대표 중 한 사람인 토론토의 필릭스 장씨는 “중산층 이상 가정이 아니면 의료보험 비용을 감당하기 힘들다. 정부가 이같은 조건을 거는 것은 부유한 사람들만 신청하라는 말과 다름이 없다”고 최근 주장했다. 연방이민부는 수퍼비자를 신설하는 대신 앞으로 최소 2년 동안은 부모·조부모에 대한 신규 이민신청을 받지 않겠다고 지난 11월 말 발표했다. 당시 제이슨 케니 이민장관은 본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16만5천여 명에 달하는 엄청난 적체를 완화하기 위한 정책”이라고 강조했었다. 이민부는 신규신청을 받지 않고, 초청쿼터를 1만5,500여 명에서 2만5천여 명으로 60% 늘리면 2년 후 적체건수를 지금의 절반으로 줄이고, 그동안 부모·조부모들이 캐나다에 들어오기 위해 7년 이상 기다렸던 대기기간도 크게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장씨는 비싼 의료보험 의무가입 요구에 더해 이민부가 적체건수를 줄이기 위해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부모를 초청한 자녀들에게 부모의 출생증명서 등 처음부터 필요하지 않은 정보를 90일 내에 제출하라고 통보하기 시작했다. 많은 부모들은 오래 전에 태어났기 때문에 이런 서류가 없는 경우가 많고, 다시 얻으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