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이민자 준 유안(35)씨는 캐나다에 도착하기도 전에 몬트리올은행(BMO)의 고객이 됐다. 그는 이민보따리를 싸기 전 상하이에서 이미 국내은행들에 대한 사전조사를 했고, BMO가 마련한 세미나를 들으면서 이 은행을 택하게 됐다고 전했다.
유안씨는 “은행업무뿐 아니라 정착에 도움을 주는 좋은 정보를 많이 얻었다”고 말했다. 은행은 토론토 다운타운 지점에 유안씨의 계좌를 미리 터줬고, 그가 도착한 후 아파트를 구하는데도 도움을 줬다. 오늘날 국내은행들은 이같이 신규이민자를 고객으로 유치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몬트리올은행 중국담당디렉터 로저 헹씨는 “점점 더 부유한 중국이민자들이 들어오고 있다. 이들은 어느 지역에 집을 사야 하는지, 어느 학교에 자녀를 보내야 하는지 등 은행업무 이상의 정보를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존인구의 고령화 및 대형은행 간의 인수합병을 정부가 허락하지 않는 상황에서 은행들은 이민자들을 대상으로 열띤 고객유치전을 벌이고 있다. 스코샤은행의 ‘복합문화업무’ 담당 라니아 르웰린 부사장은 “앞으로 국내 일반인구·노동인구 증가를 모두 이민자들이 주도해 나갈 것이다. 은행들은 이들을 고객으로 확보해야만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단언했다.
연방통계국은 신규이민자들이 국내로 갖고 들어오는 돈의 액수를 집계하지 않지만, 로열은행(RBC)의 2005년 추정에 따르면 국내은행들은 이민자들을 상대로 연간 30억 달러의 거래를 할 수 있다. 캐나다는 현재 매년 약 25만 명의 이민자를 받아들이고 있다.
한편, 여론조사 전문업체인 ‘입소스리드(Ipsos Reid)’가 지난해 2,005명의 동·남아시아 이민 1세들을 상대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대다수 응답자들은 투자에 관심이 있으며, 토박이들보다 신용카드를 더 활발하게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로열은행 자체조사에서는 국내정착 10년 미만 이민자들의 70%가 자녀의 대학교육 등을 위해 저축할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자료:한국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