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말부터 여름 방학이 시작됐다. 자녀들에게 유익한 시간이 되도록 노력해야 하는 부모들에겐 고달픈(?) 시간일 수도 있지만 틀에 박힌 학교생활에서 벗어난 아이들은 신체적 정서적으로 큰 성장을 이루는 기간이다.
하지만 늘어난 야외활동과 자칫 불규칙해지기 쉬운 생활리듬으로 사고를 당하거나 질병에 걸리기 쉬운 때가 또한 방학이다. 방학 기간 중 온 가족 건강관리와 특히 아이들에게 필요한 의학적 점검 사항에 대해 전문가들의 조언을 들어봤다. (편집자주)
김진영 가정의
아이들끼리 집에 두지 마세요
관련자료에 따르면 방학기간 중 아이들의 사고 피해는 학기중보다 급증한다. 특히 바쁜 부모들이 자녀들만 집에 놓아두는 경우가 있어 단순 골절 등 부상 외에 성폭행, 납치 등 심각한 피해도 방학 때 집중 발생한다. 따라서 항상 자녀들에 대한 관심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하며 혹 사고 등을 당했을 때 당황하지 않도록 응급대처법을 가족끼리 연습해 두어야 한다.
야외활동 시 모기와 햇빛 주의하세요
여름철 가장 조심할 것은 웨스트나일 바이러스다. 감염방지를 위해선 균을 옮기는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 특히 모기가 많은 새벽과 해질 무렵에는 야외활동을 피하고 캠핑시에는 모기약을 바르고 흰옷을 입는 것이 좋다. 흰옷 자체가 모기의 접근을 막는 것은 아니지만 몸에 앉았을 때 눈에 잘 띄어 빨리 쫓을 수 있다.
또한 햇빛도 주의해야 한다. 피부가 자외선에 반복 노출되면 피부암의 원인이 되기 때문. 맑은 날은 물론 흐린 날도 반드시 차단 크림을 바르고 외출해야 한다. 단, 최소한 외출하기 30분전에 발라주어야 한다. 외출 직전에 바르면 오히려 역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물을 마셔야 해요
놀이에 몰두하다 보면 탈수가 될 수 있다. 최소한 30분에 한 번씩 물이나 과일 주스를 먹도록 한다. 어른도 골프 등 장기간 햇빛아래에서 활동을 할 때는 물을 준비해 마시도록 한다.
빠뜨린 예방접종 없는지 확인하세요
(모국 장기 방문 시엔 일본뇌염 접종 필수)
2,4,6,13개월 소아 예방접종은 물론 14세, 24세에도 맞아야 하는 예방주사가 있다. 방학 기간을 활용해 자녀의 예방접종 기록(특히 뇌막염, 수두 등)을 검토해 빠뜨린 것이 없는지 확인하고 맞추도록 한다.
방학 기간을 이용해 모국을 방문, 장기간 머무를 경우엔 자녀들에게 일본 뇌염 주사를 맞춰주는 것이 좋다. 캐나다에선 접종하지 않는 예방주사다.
온 가족이 함께 운동하세요
아동 비만은 어린이의 정상적인 성장을 저해하고 성인병을 유발시키는 등 심각한 문제를 일으킨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온 가족이 산책이나 자전거 등 운동을 함께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영양가는 없으면서 칼로리만 높아 뚱뚱한 아이들을 만드는 탄산음료 섭취를 줄이기 위해 가급적 집안 냉장고에는 사 놓지 않을 것을 부모들에게 권하고 싶다.
민창기 검안의
눈 건강은 손에서 시작합니다
더러운 손으로 눈을 만지면 눈병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 평소 자주 손을 씻고 외출에서 돌아오면 반드시 손을 깨끗이 씻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세수할 때는 깨끗이 이쪽저쪽 눈 닦자
평소 세수할 때 눈을 씻어 주어야 한다. 아래 눈썹이 나 있는 부분과 눈곱이 모이는 안쪽 부분을 깨끗한 손으로 가볍게 문질러 주면 안구 건조로 인해 충혈 되거나 피로해 지는 것도 예방할 수 있을 뿐 만 아니라 봄 가을철 알레르기 증상도 완화시킬 수 있다. 수영 등 물놀이 후에도 더욱 주의해서 깨끗한 물로 씻는다.
여름엔 색안경 낀 눈으로 봅시다
흔히 어른들은 썬글라스를 착용하고 외출하면서 아이들은 맨 눈으로 햇빛 아래에 다닌다. 어린이들의 눈도 자외선을 무방비 상태로 계속 대하면 백내장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 그렇다고 장난감과 같은 조악한 렌즈의 색안경은 도움이 안되므로 기능성 렌즈로 된 색안경을 착용한다.
세 살이 되면 눈 검사 받으세요
만 3세 정도가 되면 시력 및 색맹 등 눈기능에 대한 전체적인 검진을 받아야 한다. 시신경은 출생 후부터 7, 8세까지 발달한다. 따라서 이 때 문제를 발견하면 교정을 통해 시신경의 발달을 유도, 성인이 되어 정상적인 시력을 갖도록 해 줄 수 있다. 또한 그냥 두었을 때 교정이 불가능한 약시가 될 가능성이 높은 아동의 경우에도 예방효과를 볼 수 있다.
온주의료보험제도 변경돼도 어린이 정기 검안은 무료입니다.
지난 5월 온주 예산안에서 성인들의 연 1회 정기 검안혜택을 7월1일부터 무료 혜택 대상에서 제외시킨다고 했는데 6월 현재 이와 관련 보건부의 구체적 지시는 아직 없다. 그러나 변경된다고 해도 19세 미만, 65세 이상에 대한 정기 검안 혜택은 현재와 변함없이 무료이며 또한 19-65세 연령에서도 각종 질환으로 인한 안과 이용은 여전히 별도의 진료비 없이 가능하다.
박민 치과
이 닦기에 방학이 있어선 안돼요
방학동안 규칙적인 생활 습관이 무너지기 쉬운 만큼 놀다가 늦게 잔다고 해서 이닦기를 거른다거나 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부모들은 자녀들의 이닦기를 철저히 감시(?)해야 한다. 특히 6-9세 자녀들은 혼자 할 수 있다고 해서 항상 맡겨놓지만 말고 칫솔질은 제대로 하는지, 헹굴 때 치약을 삼키지는 않는지 수시로 검사하는 것이 필요하다.
치과엔 일찍 오세요
부모들은 보통 빠질 이라고 해서 유치(젖니)에 대해 소홀한 경우가 많다. 그러나 유치의 건강해야 영구치도 정상적으로 성장한다. 유치 밑에 있는 영구치가 밖으로 나오기 전에 엑스레이 검진을 통해 위치가 올바른지 개수가 맞는지 미리 알면 건강한 치아를 갖도록 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흔히 ‘주걱턱’이라고 하는 부정교합의 경우 6세 경 턱뼈 성장에 맞춰 교정을 하면 쉽게 바로 잡을 수 있다. 하지만 이 시기를 놓치면 결국 수술로밖에는 교정이 안 된다. 무엇보다도 조기 검진을 권장한다.
맛이 좋은 어린이 치약은 좋지 않아요
아이들이 단맛이 나는 어린이용 치약을 사용하면 자꾸 삼켜서 나중에 영구치가 올라왔을 때 치약 성분이 영구치에 하얀 선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 온주는 수돗물 속에 불소가 들어있으므로 물만 사용해 닦거나 어른 용 치약을 소량 쓰는 것이 오히려 좋다.
스켈링이나 치실 사용에 대한 잘못된 생각을 버리세요
성인들은 1년 2회 스켈링(치석 제거)이 바람직하다. 하지만 개인에 따라 치아 건강과 관리 상태가 좋으면 1년 1회도 무방하고 상태가 나쁜 경우엔 3개월에 1회씩 필요하기도 하다. 개인별 차이가 많다. 또한 평소 칫솔질 외에 치실을 사용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스켈링을 하면 이가 닳고 치실을 자주 사용하면 이 사이가 벌어진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환자들을 종종 만난다. 치석과 음식물 찌꺼기가 제거되는 것이지 이가 상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오히려 그냥 두면 풍치가 돼 심한 경우 이를 잃게 되기도 한다.
경희한방병원 염진일 한의사
더운 여름철엔 우리 몸도 힘들어요
외부 기온이 상승하면 그 영향으로 체온도 따라서 상승하게 된다. 인체 내부에 열이 축적되면 ‘열상기’라 하여 체표면에 흐르는 기운 즉 ‘위기’가 손상되어 수렴작용이 방해받게 돼 몸 안에서 생성된 열을 발산시키려는 일종의 생리반응으로 땀이 많이 나게 된다.
한방에 ‘기자 혈지배’라는 말이 있다. 기운이 손상되면 혈액도 덩달아 손상 받아 농도가 진해지면 피가 탁해져 심장도 전신에 피를 보내는 데 힘이 많이 들게 된다. 그 결과 혈액순환은 저하되고 각 장기 조직에서는 산소와 영양분의 부족현상을 일으키며 호르몬의 분비기능 또한 떨어지게 된다. 열기가 뇌하수체에 있는 식욕을 관장하는 중추신경을 자극하여 소화기능의 저하뿐만 아니라 입맛을 떨어뜨려 결국 몸이 허하게 된다.
물은 많이, 그러나 너무 차지 않게
수분섭취가 가장 중요하다. 특히 체온과 격차가 적은 미지근한 온도의 물이 좋다. 어린이들도 충분한 양의 물을 마시게 함과 동시에 저지방, 고단백 식품을 먹도록 해 줘 많은 에너지 소모로 축나지 않게 해줘야 한다. 덥다고 차가운 음식과 물만 먹으면 배탈의 원인이 된다.
골고루 잘 먹어야 해요
더위로 몸이 무기력해지게 된다. 그렇다고 식사를 거르거나 물에 말아먹는 습관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매 끼니마다 충분한 양질의 단백질을 섭취하도록 하자. 지방간이나 고지혈증을 갖고 있는 사람은 충분히 육류를 섭취해야 한다.
하루에 우유 한 두 잔을 마시는 것도 좋다. 각종 영양소를 섭취하기 위함이다. 싱싱한 야채나 과일도 좋다. 그렇다고 너무 치우치면 오히려 소화장애를 가져오며 단백질 양이 부족해 질수도 있다.
아침밥은 ‘금’ 거르지 마세요.
학교를 다닐 때 시간여유가 없어 자녀들이 아침 식사를 걸렀다면 방학 기간을 이용해 반드시 아침을 먹는 습관을 만들어 주자. 아침 식사는 금, 점심은 은, 저녁은 동에 비할 수 있다. 그만큼 아침식사는 중요하다. 하루를 시작하는 아침에 신체는 충분한 영양공급을 필요로 한다. 따라서 아침을 잘 먹고 저녁 식사를 가볍게 하면 신체 발달과 깊은 수면, 비만 예방에도 좋다.
김영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