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토위민스칼리지병원(Women’s College Hospital·2 Surrey place)에서 행동치료사(behavioral therapist)로 활동하고 있는 김정란(지니·41·사진)씨는 신체행동에 문제를 보이는 아동일수록 부모의 세심한 손길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자녀를 위해 보건복지 시설이 발전된 캐나다로 이민을 결심하지만 정작 이주 후에는 특정 기관만을 믿고 교육을 맡겨버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나 장애아동일수록 부모의 관심과 애정만큼 효과적인 치료법은 없습니다.』
한인들에게는 다소 생소한 「행동치료」란 약품치료에 한계가 있는 정서·행동장애인들에게 사회환경에 적응할 수 있도록 교육하고 치료하는 재활분야의 일종으로 여기에는 단순히 스트레스로 인한 감정조절에서부터 성(性)적 문제, 형사상의 범죄행동 등이 속한다.
미국에서는 이미 각종 연합회가 구성되는 등 인기를 모으고 있는 행동치료는 최근 들어 국내에서도 관심을 끌기 시작하고 있다.
킹스턴의 세인트로렌스칼리지가 국내 최초로 2004년 학기부터 학위를 수여하는 3년 프로그램의 행동치료학과를, 세인트캐서린스의 브락대와 매니토바대가 행동치료학 대학원과정을 신설할 계획이다. 행동치료사의 자격증에 대해 김씨는 『캐나다는 미국과 달리 아직 행동치료사 자격증제도가 실시되고 있지 않지만 국내수요가 증가하는 만큼 곧 자격증제도가 도입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11세 때인 지난 73년 가족을 따라 런던으로 이주한 김씨는 토론토대 심리학과를 졸업하자마자 위민스칼리지병원에서 근무하기 시작했다. 대학재학 때 병원에서 쌓아온 자원봉사 경력을 통해 행동치료학에 대해 깊이있게 관심을 갖게 됐고 평생직종으로 결정하게 됐다.
이 분야에서 올해로 16년째를 맞이하는 그녀는 지난 97~2000년에는 토론토밀알선교단에서 장애아동들을 위한 봉사활동을 펼쳐왔다. 현재는 21세 이상 성인들을 중심으로 치료활동을 벌이고 있는 김씨는 모든 행동에는 특정한 이유와 목적이 있다고 설명한다. 『어린아이가 배고픔에 울음을 터뜨리는 것에서부터 성인남녀들의 범죄에 이르기까지 모든 인간의 행동에는 특정한 이유와 목적이 있습니다. 따라서 그 이유와 목적을 알아내고 치료법을 연구하기 위해 심리·직업·언어치료사 등과 함께 공동으로 연구활동을 벌이기도 합니다.』
환자들의 수요에 비해 행동치료사의 숫자가 미미하다고 지적한 김씨는 『행동치료학이라는 전공 과목을 이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실전에서 충분한 경력을 쌓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귀띔했다. (정소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