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달러의 가치가 급등하면서 한국 ‘기러기아빠’들의 송금 부담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11일 현재 캐나다달러의 원화대비 가치는 달러당 894원(한국에서 송금할 때 기준)으로 900원대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달러당 860원 내외였던 올해 초에 비하면 적지 않게 오른 셈이다. 기러기아빠가 캐나다에 유학 중인 자녀에게 1만 달러를 송금하는 데 894만 원이 소요돼, 올해 초에 비해 30여만 원 정도를 더 부담해야 한다는 계산이다.
이와 관련, 캐나다 외환은행 본점 영업부 관계자는 “유학생 송금의 경우 일단 새 학기 시즌이 지났기 때문에 송금액수 자체에 두드러진 변화는 없지만 최근 2개월 사이에만 캐나다달러의 가치가 52원 가량 올라 앞으로 한국에서 돈을 부치는 분들은 많은 부담을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미국의 경기전망이 좋지 않은 상황이라 결국 캐나다달러의 강세는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환율변동으로 인한 부담 증가는 기러기아빠뿐만 아니라 대학생 등 성인 유학생 자녀들에게 돈을 부치는 학부모들도 마찬가지다. 정기적으로 학비와 용돈 등을 보내야 하는 한국의 부모들은 달러 당 수십 원 정도만 올라도 가슴이 철렁할 정도로 부담을 느낀다. 한국돈으로 예전과 같은 액수를 보내면 현지에서 자식들이 받는 돈이 줄어들고, 평소 보내던 액수에 맞추려니 원화 부담액이 늘어나기 때문에 경제적인 부담과 함께 정신적인 부담도 동반된다.
반면 이곳 무역업계의 경우 대금결제를 어떤 통화로 하느냐에 따라 희비가 엇갈린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현재 캐나다달러의 원화대비가치는 지난 1월에 비해 6% 가량 상승한 상태다. 올해 국내 경제성장률이 예상보다 0.2%포인트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캐나다화는 지난달 1일 미화 86.01센트까지 올라 92년 1월 이래 1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캐나다달러는 미화는 물론 유로·파운드·엔화 등에 대해서도 강세를 유지하고 있다. 올해 들어 캐나다달러에 대한 미국달러의 가치는 3.4%, 유로·엔화는 각각 14%, 12.5%씩 평가절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