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업성적이 형편없이 바닥을 헤매고 직장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해서 내일도 그럴 것이라고 좌절하지 마십시오. 우등생 소리를 들어가며 남들이 부러워하는 직장에 취직한다고 해서 자만하지 마십시오. 상황은 언제나 돌고 돌게 마련이고 언제 다가올지 모르는 기회를 위해 누가 더 열심히 뛰었는가에 따라 승패는 가려지니까요.”
지난 21일 토론토 웨스틴프린스 호텔에서 열린 직업설명회에 참석한 온타리오주수상 수석홍보관 벤 진씨는 “흔히들 한번 놓친 버스는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며 급하게 서두르지만 시간에 쫓길 필요는 없다. 버스를 놓쳤다면 다음 버스에 오르면 되는 것이다. 다만 목표를 가지고 충분히 실력을 쌓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진씨는 “또 심신이 지쳐 어디론가 떠나버리고 싶은 충동이 느껴질 때 이를 유일하게 허락하는 나이는 20대 초반뿐이다. 머리가 복잡하다면 한동안 여행을 떠나고, 하고자 하는 일이 있다면 주저 없이 도전하되 언제나 목표의식과 함께 사람 사귀는 일에 소홀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당부했다.
한인학생연합회(회장 장희용)이 주최하고 캐나다장학재단(이사장 김봉수)이 후원한 이날 행사에는 경찰·교육·금융·사회복지·언론·의학·치과·IT 등 14개 분야에 걸친 55명의 전문가들이 참석, 분야별 설명회에서 이력서 작성지도에 이르기까지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1·2부로 나뉘어 진행된 법학 설명회에서 현직 변호사들은 “변호사를 미디어에서 접하는 화려한 직업으로만 생각한다면 법대 진학을 재고해야 할 것”이라며 “주 40~60시간 이상에 이르는 격무를 이겨낼 인내심과 끝없이 배우고 노력하려는 자세가 필수”라고 강조했다.
에스더 오 변호사는 “대학졸업 후 법대만 들어가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치열한 경쟁으로 숨돌릴 시간도 없었다. 법대 졸업 후 취직만 하면 되겠지 했더니, 그때부터 시작이었다”며 “시니어 변호사가 되기까지 계속 공부하고 배워야 한다”고 설명했다.
고교 1학년 때 이민 와서 법대 졸업 후 인턴변호사로 근무 중인 멜리사 윤씨는 “의대진학을 꿈꾸며 학사와 석사를 모두 이공계 과목을 전공했지만 전공학과가 법대진학에 별 지장이 없었다”며 “오히려 법조계에서는 이공계 전공자를 환영하는 추세”라고 전했다.
그는 “매길대는 법대진학시험(LSAT) 없이도 입학이 가능하다”며 “모국어가 한국어라 법대재학 시절 늘 주눅이 들곤 했지만 지금은 오히려 한국을 오가면서 일할 수 있어 이중언어의 혜택을 누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언론인으로 참석한 글로벌 TV리포터 이미나씨는 “내가 자랄 때는 이런 행사나 연락할 선배들이 없어서 아쉬워하곤 했다”며 “후배들은 물론, 각계 전문직에 종사하는 한인들을 보니 가슴 뿌듯하다”고 말했다.
선배들의 조언을 듣고자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 참가했다는 토론토대 3학년 김상우군은 “의상이나 세미나가 좀 더 캐주얼한 분위기로 진행된다면 선후배간에도 더 빨리 친해질 수 있을 것 같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자료:한국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