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하려면 이렇게 해라” 금융업계 전문가 노하우 전수

‘성적의존’ 습관 버려야 수학은 기본이자 ‘필수’ 옷차림·인맥관리도 중요 투자·컨설팅·금융전문가. 부모라면 누구나 한번쯤 검은 양복을 차려입고 벽이 유리로 된 높은 빌딩에서 업무를 보는 자녀를 상상해봤을 것이다. 하지만 높은 월급과 깔끔한 양복이 금융계 직업의 전부는 아니다. 매주 70~80시간을 넘나드는 무시무시한 스케줄을 견뎌내야 하는 것은 물론, 기업에 취직하는 것부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 토론토대한인학생회(UTKSA)가 주최한 금융세미나를 위해 한자리에 모인 로이낫(Roynat Equity Partners)의 엘머 김씨, CIBC 월드마켓의 제이슨 김씨, CI인베스트먼츠의 신윤재씨, 밀러톰슨(Miller Thomson LLP)의 수잔 한씨와 함께 주류사회 금융업계 고위층 인사들이 전하는 커리어 조언을 들어본다. 올A+ 큰 플러스 요인 안 돼 사업 재정문제 해결책을 찾아주는 로이낫의 상무이사(managing director) 엘머 김씨에 의하면 한인학생들이 가장 먼저 버려야 할 것은 바로 ‘성적에 의존하는 버릇’이다. 김씨에 의하면 성적은 취직에 큰 도움을 주지 못 한다. “금융업계로의 취직을 꿈꾸는 지원자는 대부분 머리도 좋고 성적도 상위권이다. 높은 성적만 믿고 경험 쌓기를 미루면 기본 중의 기본인 조건만 갖추고 취업싸움에 뛰어드는 꼴이 된다”고. 초등학교부터 대학까지 줄곧 상위권을 놓치지 않은 것은 칭찬할만한 성과다. 하지만 올A·A+ 성적표가 기본인 우등생 무리 중에선 그것만으로 돋보일 수 없다. 김씨는 “첫 취직까진 어느 정도의 도움이 되겠지만 그 후부터는 무용지물이 된다”며 “너무 성적에만 연연하지 말고 경험과 긍정적인 성격을 가꿀 것”을 조언했다. 반드시 들어야 할 과목 바로 수학이다. 밀러톰슨의 고위 변호사(associate counsel)로 금융문제를 다루는 수잔 한씨는 업계 진출을 계획했건 안 했건 반드시 들어야 할 과목으로 수학을 꼽는다. 어렵고 골치 아프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운 과목. 그러다보니 대학 진출에 필요한 학점만, 혹은 졸업에 필요한 만큼만 맞춰서 듣는 학생들이 많다. “경영, 금융 등 비즈니스업계에서 수학을 피할 수가 없는 것은 물론, 수학은 생각보다 많은 분야에 필요해서 고등학교 때 듣지 않으면 훗날 진로를 바꿀 때도 애를 먹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 한씨의 견해다. 더불어 수학은 일상생활, 업무처리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한씨는 “한창 바쁜 와중에 기본적인 계산도 못해서 시간을 지체한다면 눈살이 찌푸려질 수밖에 없다”며 “A를 받지 않아도 좋고 ‘수학천재’가 되지 못 해도 좋으니 수학은 계속 들어두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전했다. 여름방학부터 취업싸움 개시 경쟁이 치열한 금융업계 취업을 목표로 두었다면 대학교 방학 때 쉬는 시간이 길어지면 안 된다. CIBC 월드마켓의 투자은행(investment banking·IB) 전무이사(executive director) 제이슨 김씨는 “특히 투자은행으로 취업하려면 대학 마지막 2년간의 여름방학은 은행 인턴십으로 보내야 한다”고 전했다. 인턴십은 기업이 학생에 대해 배우고 업무를 가르치는 기간으로 대부분의 학생에게 첫 사회경험이 된다. 김씨는 이 때 업무를 배우는 것에서 멈추지 말고 풀타임을 목표로 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전했다. 김씨는 “인턴취직은 첫 단계일 뿐, 중요한 것은 업무 중 자신의 능력을 인정받아 졸업과 동시에 취직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취업의 문 넓히기 남들과 다른 곳을 향해 걷는 것이 좋다. CI인베스트먼츠의 신윤재 투자컨설팅(investment consulting)디렉터는 “대부분의 한인들은 남들과 같은 길을 가려고 한다”며 “더 많은 사사람들이 목표로 할수록 취업의 문을 비좁아진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전달했다. 신씨는 “많은 이들이 목표로 하는 IB에 취직할 사람은 극소수”라며 “때로는 모두가 갈망하는 매혹적인 조건이 아니더라도 주어진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첫 직장을 잡을 땐 기업이 자신에게 주는 혜택보다는 자신이 경험해볼 수 있는 업무의 깊이와 다양성을 따져보라고 조언했다. 수잔 한씨는 페이스북을 예로 들어 설명을 덧붙였다. “11년 전에는 존재하지도 않았지만 지금은 계정을 만들지 않은 회사를 찾기가 더 힘들다”며 남들이 찾지 않는 곳,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직장을 찾아보면 의외의 수확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을 공부한다고 해서 반드시 은행에 취직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피플퍼슨(people person) 되기 주류사회에서 성공한 한인들이 재차 강조하는 것은 사람관계의 중요성이다. 성공하려면 ‘피플퍼슨(people person)’이 되라는 것이다. 커뮤니케이션에 능통하고 남들과 소통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을 피플퍼슨이라 부른다. 성공의 비결은 동료, 상사와의 커뮤니케이션이다. 의사소통 능력은 빠르고 정확한 업무처리는 물론, 상사나 고용주에게 자신의 성과를 설명할 때도 도움이 되며 다른 이로 하여금 ‘함께 일하고 싶다’ ‘좋은 사람이다’라고 생각하게 한다. 신씨는 “일만 잘하는 직원이 되지 말라”며 “깨끗이 씻고 정장도 제대로 갖춰 입고 머리도 깔끔하게 스타일해서 남들이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이 되라”고 조언했다. 인맥을 쌓는 일에도 소홀하면 안 된다. 네트워킹 행사를 통해 전문가들뿐이 아닌 같은 분야의 또래 친구들도 최대한 많이 만나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캐나다한국일보)